2022. 7. 18. 02:26ㆍMelody & Lyrics
※ 오늘은 영상으로 시작합니다. 브아솔 노래 정말 좋아하지만 신기하게도 가사가 인상깊었던 적은 없어요. 그렇다면 뭐가 매력이냐. 자극적이지 않게 감싸드는 R&B의 전체적인 분위기... 그리고 가창력?
브라운아이드소울 - 비켜줄께 (2010)
브아솔의 (대중적인) 전성기는 단연 2010년부터라고 말할 수 있다. 그리고 내가 브아솔을 좋아하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살짝 전인 2009년부터다. 전성기를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판단한 거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 있지만, 단순한 우연일 뿐 그렇게 판단한 근거가 있다.
<벌써일년(2001)>을 시작으로 리메이크 앨범의 <귀로(2005)>를 통해 보컬로서의 인지도 정점을 찍은 나얼은 2007년에 브아솔 2집을 발표하고 전설적인 크리스마스 공연 영상을 남기게 된다. 그 영상은 다음 해인 2008년에야 DVD로 발매가 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, 공개된 나얼의 라이브 영상은 당시 팬들에게 센세이션이었던 기억이 있다.* 나만 해도 그 전까지는 방송에서 나얼을 볼 수 없으니 가창력이 어떻고 애드립이 어떻고 해도 감흥이 없었는데, 움직이는 나얼이(?) 노래하는 모습을 처음 본 게 그 영상이었다. 아직도 레전드로 회자되는 영상 속 나얼은 일명 '07나얼'로 불리며 이후에도 나얼 실력 평가의 기준 되고 있다.
*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첨언하면, '07 크리스마스 영상이 나얼 최초의 라이브 영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. 지금은 찾아보면 앤썸으로 데뷔한 나얼이 이소라 프로포즈에 나와 주크박스하는 것도 볼 수 있고(심지어 그룹 내 토크 담당임), '04 브아솔 콘서트 영상도 있고, 자기 미술 전시회인가에서 기자들에 둘러싸여 벌써일년 짤막하게 부르는 영상도 있다. 하지만 지금처럼 유튜브가 흥하던 때가 아니라 그런 영상들의 전파가 제한적이었으며, 그래서 '07 영상의 영향력이 꽤 컸던 것 같다.
07나얼은 레전드를 찍자마자 군대를 갔는데, (크리스마스 콘서트 이후 12월 27일 입대) 이후 2008년 여름에 정말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브라운아이즈 3집으로 돌아와 <가지마 가지마>가 초대박을 쳤다. 그리고 그해 겨울에 위에서 언급한 레전드 영상이 발매되었으니, 나얼은 군복무 기간 동안 잊혀지기는커녕 오히려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커졌던 것 같다. 브아솔의 전성기에 대해 말하려다 계속 나얼 얘기만 하는 게 민망하지만, 어쨌건 나얼이 소집해제하고 활동을 재개한 게 바로 2010년이었다.
전성기의 전개 양상은 단순했는데, 2010년 3월 어느날 갑자기 뜬금없이 브아솔이 싱글로 복귀했다. 오랜 공백을 깨고 나온 <비켜줄께>가 나얼의 엄청난 애드립과 함께 성공을 거두었고, 두 달 뒤인 5월 <Love Ballad>가 또 흥했고, 7월의 <Can't Stop Loving You>가 또또 흥했다. 사실 반응이 차츰 줄어들긴 했지만 9월에는 선공개곡 <그대>를 거쳐 11월에 정규 3집 앨범 [Browneyed Soul]을 발매하여 피날레를 장식했다. 2010년 한 해 내내 대중에게 관심을 받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.
내가 특히 이 시기를 전성기로 꼽는 이유는, 나얼 외 멤버들의 활동들도 활발해지고 대중에게 꽤 많은 관심을 받아서다. 정엽이야 2집의 <Nothing Better>로 어느정도 인지도가 있긴 했지만, 이때부터 라디오도 진행하고 나가수도 나오면서 급이 높아졌다. 영준도 슈프림팀과 함께한 <그땐그땐그땐>으로 대박이 나면서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졌으니, 2010년 내내 브아솔만 기억나는 게 어쩌면 당연한 것 같다. 다만 성훈만 그 시기가 살짝 늦어서 2012년에 불후의 명곡 출현 및 우승으로 인지도를 쌓게 된다. (Q. 어? 그럼 나얼이 제일 아무것도 없었네요? / A. 2012년에 <바람기억> 발표함ㅎㅎ)
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흘러 팬들은 다음 앨범 내놓으라고 성화였고, 2013년 브아솔은 3년 전의 대성공을 추억하기라도 하듯 똑같은 방식으로 싱글들을 선공개하기 시작한다. 이 때 발표된 <Always Be There>, <너를>같은 노래들도 꽤나 준수한 성적을 거두었던 걸로 기억한다. 그러나 연쇄 싱글 발표 끝에 정규 3집이 등장한 2010년과 다르게, 이번에는 두 번의 선공개 후에 'side-A'라면서 반쪽짜리 앨범이 나오더니 더이상의 신곡은 나오지 않았다. "여러분~ 기다리시던 정규4집의 반쪽이 출시되었습니다~" 뭔가 조금 찝찝했던 이때가 바로 2014년. 내가 생각하는 브아솔 전성기의 마지막 모습이다.
※ 그 유명한 07나얼. 본문에서 언급한 DVD발매 영상이다. 총 17개 곡을 불렀는데, 그 중에서 한 곡만 꼽으라면 2집 타이틀곡인 <My Story>를 뽑아야 한다. 아니면 나알못 취급 받음.
+ 2019년에 다시 한번 레전드를 찍었다는 My Story. 댓글에 07나얼과의 비교는 당연한 수순이다.
그나저나 썸넬이 이상민 같다는 베댓을 본 이후로 영상에 집중하기가 힘들다.
fin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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